인공지능은 셜록홈즈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인공지능이 전반적으로 고평가되어 있다는 기조가 등장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입장이 있는 것 같다. 1) [금액 관점] 인공지능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현재 책정된 시장 가치가 추정 가능한 수익이나 기여로는 정당화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하게 높다. 2) [한계 관점] 인공지능이 수익을 창출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느릴 것이다.
첫 번째 관점은 AI가 실제로 벌어들일 수 있는 총량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경제학적으로 버블이 맞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 관점은 미래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선반영되었고, 실제 파급력은 그렇게까지 클지 불확실하다는 주장이다.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한 논쟁은 학계와 산업계를 가리지 않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공지능이 셜록 홈즈처럼 살인 현장에 도착해 사건을 추리한다고 상상해보자. Gemini 3가 카메라로 포착된 장면을 분석하며 추론을 시작한다. 어질러진 방 안의 영수증, 술병, 담배 꽁초, 냉장고 속 오래된 음식 등 수많은 단서를 읽어내고, 그 사이의 관계를 그린다. 그리고 담배 구매 내역을 토대로 용의자를 좁혀가며, 각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반영해 ‘살인범일 확률’을 계산해 제시한다. 담당 형사는 이를 토대로 근거의 타당성을 확인하고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 상황에서는 인공지능이 형사가 수행하는 작업의 상당 부분을 대체했고, 경찰서는 이러한 ‘AI 수사 에이전트’에게 10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한다.
현재 AI를 평가할 때, 분명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지금의 AI는 셜록홈즈의 일을 하지 못한다.
현실에서 우리가 이용 가능한 것은 100만원짜리가 아니라, 월 30만 원 구독 서비스거나, 이미지 속 특징을 추출하고 간단한 관련성을 추론해주는 3만원 정도다. 물론 보안 이슈가 있어 실제 수사에서는 이것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AI가 100만 원짜리 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여전히 AI와 현실 세계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아무리 많이 넣어도 인공지능은 유능한 형사가 직관적으로 관찰하는 능력, 현장에서 필요한 행동, 추가 증거 수집과 같은 체화된 능력을 수행할 수 없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인간성이 결여된 상태’인데, 여기서 말하는 인간성이란:
등을 포함한다. 인간의 지능만이 아니라 지능 주변의 능력 생태계가 AI에게는 아직 없다.
컴퓨터 기반 지능이 출현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인간처럼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행동”을 보여주기 위한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Yann LeCun 같은 연구자들 역시 이러한 기술이 2~3년 내에 빠르게 등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Link]. 따라서 현재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에서 100만 원짜리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에 가깝다.
다만 현실계를 벗어나 인터넷 세계를 생각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은 셜록 홈즈 같은 직업만 돈을 벌지 않는다. 온라인에는 수많은 인플루언서, 유튜버, 기자, 작가, 프로그래머가 있고, 이들의 활동은 신체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이 영역에서는 AI가 인간이 가진 ‘보편성’이나 ‘몸’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대체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버블이냐고 묻는다면,
나의 의견은 버블이 아니다는 것이다.
AI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많은 것이 AI가 배워나가고 있다.